
알마티를 여행하다 보면 도시 뒤편으로 길게 이어지는 웅장한 톈산산맥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알마티의 특별한 매력은 아름다운 산을 멀리 바라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도시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산속으로 올라가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알마티에서 생활하면서 쉼불락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모두 다녀왔습니다. 같은 산인데도 계절마다 색깔과 분위기가 달라 갈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1. 도시에서 만나는 톈산
알마티 시내에서 약 25km 떨어진 쉼불락(Shymbulak)은 톈산산맥의 아름다운 풍경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유명한 산악 관광지이자 스키장입니다.
알마티의 장점은 높은 산을 보기 위해 아주 먼 곳까지 여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시내를 조금 벗어나 메데우와 쉼불락 방향으로 이동하면 어느새 도시의 모습은 사라지고 산과 계곡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쉼불락에서는 케이블카를 이용해 힘든 등산을 하지 않고도 해발 3,000m 이상의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알마티 시내에서 멀리 바라보던 톈산과는 전혀 다른 웅장한 산세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알마티에서 톈산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소는 콕토베(Kok Tobe)입니다. 「알마티 콕토베 여행」
한국 여행자에게 쉽게 설명한다면 콕토베는 알마티의 ‘남산타워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높은 곳에서 알마티 도심을 내려다볼 수 있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도시 뒤편으로 펼쳐지는 톈산산맥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낮에는 넓은 알마티 도심과 산이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고, 저녁에는 도시의 불빛이 더해져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콕토베에서 멀리 톈산을 바라보았다면, 메데우를 지나 쉼불락으로 올라가 톈산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 이것이 제가 추천하는 알마티에서 톈산을 즐기는 방법입니다.
2. 케이블카로 오르는 쉼불락
쉼불락으로 가는 길에는 알마티의 대표적인 명소 가운데 하나인 메데우(Medeu)가 있습니다.
메데우는 카자흐스탄을 대표하는 동계 스포츠 명소로, 2011년 동계 아시안게임과 2017년 동계 유니버시아드 등 굵직한 국제대회가 열린 곳입니다. 오랜 시간 알마티의 동계 스포츠를 상징하는 장소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현재 메데우 경기장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2027년까지 일반인의 경기장 내부 출입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방문한다면 경기장 내부 관람보다는 주변 산과 계곡을 둘러보고 쉼불락으로 올라가는 일정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공사 일정과 출입 가능 여부는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에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메데우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쉼불락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산 사이에 만들어진 거대한 메데우 댐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가면서 물이 거의 보이지 않는 큰 댐을 보고, ‘산속에 왜 이렇게 큰 댐을 만들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알아보니 메데우 댐은 일반적인 저수용 댐이라기보다 산악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진흙과 돌이 섞인 급류가 알마티 시내 방향으로 내려오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방재시설이었습니다. 알마티를 자연재해로부터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댐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메데우 경기장에서 댐 정상 방향으로 이어지는 842개의 계단도 유명합니다. 직접 걸어 올라가면 운동이 꽤 되지만 높은 곳에서는 메데우 일대와 주변 계곡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현지인들도 운동과 산책을 위해 많이 찾는 곳입니다.
메데우 주변을 지나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쉼불락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제가 이용했을 당시 성인 왕복요금은 약 12,000텡게였습니다. 요금과 운영시간은 계절과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전에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쉼불락은 단계별로 케이블카를 이용해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가 충분히 둘러보고 내려오려면 생각보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제가 경험했을 때는 위쪽까지 올라가는 데 40분 이상을 생각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오후 늦게 방문하기보다는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알마티 여행 전체 일정을 준비한다면 제가 정리한 「 알마티 3박 4일 여행코스 」도 함께 참고해 보세요.
특히 높은 곳까지 올라갈 계획이라면 마지막 하행 케이블카 시간을 꼭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사계절 다른 풍경
제가 쉼불락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목적지뿐 아니라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과정 자체가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계절에는 톈산에서 녹아내린 물이 계곡을 따라 힘차게 흘러갑니다. 케이블카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울창한 나무 사이로 계곡물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때로는 힘차게 흐르는 물소리까지 들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는 다양한 꽃과 식물도 많습니다. 자작나무와 곧게 뻗은 침엽수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으며 산과 들은 온통 초록빛으로 변합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아래의 숲과 계곡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올라가는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특히 제 기억에 남는 풍경은 산 능선에서 풀을 뜯고 있는 말들의 모습입니다. 초록빛 산과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먹고 있는 모습은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가을이 되면 초록빛이었던 숲의 색깔이 조금씩 변하면서 또 다른 톈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겨울의 쉼불락은 완전히 다른 세상입니다.
산 전체가 하얀 눈으로 옷을 갈아입고 많은 스키 애호가들이 쉼불락을 찾아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설원을 빠르게 내려오는 스키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것 역시 겨울 쉼불락 여행의 재미입니다.
더 높은 3단계 정상 부근까지 올라가면 눈이 수북하게 쌓인 톈산의 높은 산들이 사방으로 펼쳐집니다. 스키를 타지 않더라도 케이블카를 타고 높은 곳까지 올라가 설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합니다.
제가 사계절 모두 쉼불락을 다녀본 경험으로는 알마티에서 톈산은 단순히 바라보는 산이 아닙니다.
콕토베에서는 도시와 톈산을 함께 바라보고, 메데우에서는 계곡과 댐을 만나고, 쉼불락에서는 케이블카를 타고 톈산 깊숙한 곳까지 올라가 보는 것.
봄과 여름에는 초록빛 숲과 힘차게 흐르는 계곡을 만나고, 가을에는 변화하는 숲을 보고, 겨울에는 하얀 설산과 스키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계절별 알마티의 날씨와 여행하기 좋은 시기가 궁금하다면 「알마티 여행하기 좋은 시기|계절별 날씨와 여행 특징」 글도 참고해 보세요.
알마티를 여행한다면 계절에 관계없이 하루 정도 시간을 내어 메데우와 쉼불락에서 톈산을 직접 경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쉼불락뿐 아니라 차른캐니언과 카인디·콜사이호수까지 함께 여행하고 싶다면 「알마티 5박 6일 여행코스|시내와 톈산·3대 캐니언·콜사이·쇼핑까지」 에서 전체 동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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